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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록

디자이너 출장 3, 뒤셀에서 파리로

아침은 연어 덮밥

전날 백야 아래서의 산책으로 노곤해진 상태. 숙소 돌아가자마자 화장실 순서 기다리던 그 타이밍에 확 곯아떨어져서, 씻지도 못하고 렌즈도 못 빼고 아침까지 푹 잤다 ㅠ_ㅠ

 

민박 사장님께서 요리해 주신 연어 덮밥과 코다리조림, 다양한 반찬까지

만들겠다고 예고하셨던 연어 덮밥. 큼직하고 넉넉하게 썰어 주신 연어와 양파가 꿀맛이었다. 싹싹 비웠다.

한식 반찬들까지 곁들여 매우 든든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양치하고, 바이어 미팅 마지막 스케줄을 향해 회사로 갔다.

 


미팅도 마무리

하필 period 둘째 날이었다. 컨디션이야 좋게 보일 수 있는 거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회사 정문에 들어서는데 상냥한 직원 분이 '당신 뒤에 blood 비쳐요'라고 귓속말을 해 주셨다!!!

다행히 미팅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수습할 시간은 있었다. 택시에서 내려서 캐리어 끌고 부장님 과장님을 (모신다는 생각에) 씩씩하게 마구 앞장섰는데ㅋㅋ 제대로 보셨을지? 남자분들이시라 봤어도 선뜻 알려주기 꺼렸을지? 하는 궁금증이 짧게 들었다. 만만한 폴리에스터 옷이라 세탁이 잘 되겠다는 생각도 함께 하면서.

아무튼 워시룸에서 후딱 빨고, 마르길 바라며 페이퍼 타월을 마구 대고, 미팅에 무사히 들어갔다. 

 

 

바쁨 바쁨... 미팅은 좋았다.
blurrrr

미팅과는 별개로 바이어가 시즌 초기에 어떻게 디자인하는지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기회였다. 또한 감사하고 다행이었던 건 내가 혼자서 준비했던 디자인 테마가 바이어 디자인팀에서 준비하던 테마랑 겹치는 부분이 상당했다는 것

 

 

저 후무스같이 생긴 물컹이는 아무래도 실패였다. 계피가루를 (내가) 왜 뿌렸는지 모르겠는 조합.

구내식당 점심을 휘리릭 먹고 오후 미팅 스케줄을 기둘

 

 

금연 기둥 바로 옆에 재떨이와 담배꽁초가 있는 게 웃겨서
Outfit of that day...
바닥의 꽁초는 내 것이 아님. 나는 비흡연자고, 저곳은 금연구역 이었다.

출장 기간 내내 운동화처럼 편하게 신고, 때 잔뜩 태워 한국 와서 내버린 흐앤므 플랫 슈즈. 20불 미만 저렴이 치고는 자잘한 스캘럽 에지 디테일이라든가 시즌리스한 페일 핑크의 스웨이드가 괜찮아서 나름 아꼈다.

원피스를 보니, 작년에 한참 ditsy floral이나 tea dress 같은 레트로함... 꽃... 빨강~! 이런 거에 꽂혔던 기억이 난다. 반면에 올봄 쇼핑 리스트는 90%가 솔리드, 그중에서도 상당수가 무채색인 점을 보니 나는 어쩌다 이렇게 취향이 변덕인지?

 

바이어 미팅 스케줄을 갈무리하여 회사를 나섰다.

 

 


뒤셀도르프 공항에서 이른 저녁

조금 덜 묵직해진 짐가방을 끌고 뒤셀도르프 공항으로 출발, 일찍 도착하여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이른 저녁을 먹기로 하고 무난해 보이는 피제리아에 들어갔음. 상호가 푸치니 인가 퀴지니 인가 그랬다.

 

 

뽀모도로 파스타 / BBQ 치킨 피자
캐리어 두 개의 존재감 때문에 식당 외곽에 편하게 자리잡음
알콜이 병아리 눈물만큼 들어간, 맛있는 음료
피자가 이만하다~ ^^ ;;

모두가 기대보다 맛있었다고 평가했다. 셋이 먹기에 양도 적당하고...

피자는 메이플 시럽? 메이플 향이 있었는데 막 달콤하지만은 않고 조화로웠다.

 


비행기 탑승까지

식사 후 남은 대기 시간에는 각자 흩어져서 자유 시간을 보냈다.

뒤셀도르프 공항 면세는 규모가 참 작아서, 무조건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나조차도 조금 뽈뽈거리다 그만 의자에 앉아 잠을 청했다. 원피스 맨 끝 단춧고리가 떨어져서 그거 바느질 좀 하며 시간을 보냈고.

 

 

패키지가 귀여운 니나 리치 향수. 시향했는데 기억도 안 남
할런 코벤 신작이 나왔었구나. 대학생 때 <숲>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곧 비행기를 타영
기대하지 않았는데 기내식 나와서 소소한 기쁨

 

 


파리 도착! 공포스러운 숙소

출장 스케줄은 총 5일. 독일 뒤셀도르프 / 프랑스 파리에 각 2.5일씩 머무는 셈이다. 뒤셀도르프는 바이어 미팅으로, 마침 비행 경유지이기도 한 파리는 시장조사 목적으로 일정을 보낸다.

샤를 드 골 공항에 도착해서, 2박 묵게 될 파리의 숙소를 향해 택시를 타고 출발

 

 

처음 접하는 파리 현지의 이미지~ 그냥 도로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영어와 불어를 쓰는 동양인 마스크의 여성이었다.

우릴 보자마자 가족이에요? 그래서 황당. 뭐 아빠와 아들 딸? 큰아빠와 아빠와 딸? 인가 -_-ㅋ 그리고는 중국에서 왔지?! 하기에 코리안이라고 하니 어머 중국인처럼 보였다,라고 하더군. 기분이 나쁘진 않았으나 그냥 잡담 그만 했으면 싶었다. ㅋㅋ

명동이나 강남역에선 일본어로 대화를 걸리고 동대문과 파리에선 중국인으로 보이는 나는 그다지 대한민국 상은 아닌가보다란 결론.

 

 

가면무도회가 열린 거실

ꉂ ᵔᗜᵔ 하항. 에어비앤비로 사진만 딱 보고 상상했던 냄새가 정확히! 그대로 나서 스스로에게 놀랐던 숙소. 벽지에 물곰팡이 밴 쿰쿰한 향? 빅토리안 시대에 지었나, 싶은 빈티지스러움이 날아와 꽂혔다.

불만족은 아니었다. 파리 주요 지구와 가까운 절호의 위치와, 방 3 개 욕실 부엌도 갖춘 가성비 숙소니까. 부장님께선 다음 출장은 무조건 호텔 가자^^라고 평하셨다.

 

건물 자체는 고풍이 느껴져 체험으로서 나쁘지 않았다. 높고 빈티지한 대문, 독특한 구조...

 

부장님은 입구의 깔끔한 방, 과장님은 안방 격의 창고가 딸린 퀴퀴한 큰방, 나는 그 옆의 2층 침대가 있는 공간에 자리할 예정이었으나, 2층 침대에 올라가 살피는데, 쥐오줌도 아닌 것이ㅠ 누리한 자국들과 머리카락 몇 올을 발견하고는 비위가 상해서 ㅋㅋㅋ 차라리 거실 소파에서 자는 것을 택했다.

 

 

호러블 거실

우리나라와의 시차로, 새벽까지 회사 언니들하고 카톡 주고받다가 자는 듯 마는 듯 눈을 붙였다,,가 퍼뜩 깬 순간 보이는 공포스러운 가면들과 벌레 껴 있을 듯한 드라이플라워 장식. ꉂꉂ ᵔᗜᵔ

 

 


내일은 파리 맛보기

유럽 국가 방문이 처음인 나로서는 유럽은 물론 파리에 대한 환상이 대단했다. 주목적은 파리 패션 마켓 리서치이지만, 동선 가운데 필연적으로 껴 있는 관광 랜드마크들 방문도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끝.